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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화가 났을 때 마음 다스리기, Mindfulness

by !< 2020. 3. 10.

화가 났을 때 마음 다스리기

 

작년 겨울에 있었던 일이다. 점심식사를 하러 항상 가던 옛날 좌식 한정식 집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메뉴도 몇 개 없고 부부가 하는 아주 작은 식당이라 아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다.

예전처럼, 식사를 마치고 나의 신발을 찾아 신고 나가려는데 아주머니께서 TV 보시는 줄 알았는데 나에게 신발 잘못 신고 나간다며 알려주었다. 이런, 매일 슬리퍼를 신고 오다가 오늘 운동화를 신고 왔더니 내가 착각한 모양이었다.

 

얼른 바꿔 신는데, 그다음 한 말이 나를 너무 당황하게 했다.

아주머니께서 "이 슬리퍼(내가 신고 가려던)가 네 것(운동화) 보다 훨씬 ㅣ더 비싸! 라며 한마디 하신다.

 아직 잊혀지지 않는 말이다. 정말 하지 말아야 되는 쓰레기 같은 소리는 안 해야 한다.

 

그냥 아무 말 없이 웃으며 다시 사무실로 왔는데 그때부터 화가 치솟았다. 한동안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당장 따지러 다시 가고 싶었지만, 옆에 있는 직원에게 하소연하고 말았다.

 

 

Mindfulness

 

여기서 이러한 상황과 나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감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어떤 행동이 바른 지 생각해 봐야 한다.

 

1) 내가 가서 따지고 싸운다고 해서 이전에 내뱉은 말을 다시 담을 수는 없다. 어차피 우리가 점심식사를 그곳으로 안 가면 그만이다.

2) 나는 그 슬리퍼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도 안 나지만 값어치로 나를 무시하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적인 것에 눈치를 많이 보며 반응하는 듯하다.

3) 사실 나도 말조심해야 한다. 특히 가족들에게, 거꾸로 생각하면 쉽게 내뱉지만 나도 상처 받는 말들이 많았고 많이 상처도 주었다.

4) 아주머니를 관찰해보면, 말투, 습관 등이 원래 그런 말들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사람이었다. TV 보면서 자주 혼잣말 하시고 굉장히 직설적이고 거침없이 말을 내뱉으신다. 그래서 아저씨가 말이 전혀 없으신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정리하니 마음이 가라앉고 다시 식사하러 갈 마음도 생겼다.

 

 

 

 

그 이후에도 그 곳에 계속 식사하러 갔다. 음식이 괜찮음도 한몫했다. 어느 날은 딸과 손주들이 왔었는데 그때 다시 한번 느꼈다. 아이에게 좋은 말 해줄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을 보니 저번 일이 더 이해가 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식당은 저렴하고 반찬도 깔끔하고 맛있다. 그리고 그냥 내 생각이지만, 그 날 이후로 인사도 더 크게 해 주시고 반찬도 많이 주시고 잘해 주신다. 오히려 내가 더 마음이 좋아지는 느낌이었고 화가 나서 이 곳을 피해 다녔다면 내가 더 피해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시간이 지나면 안 좋은 사건으로 아직도 마음속 저 구석에 남아있었을 것이다.

 

화가 났을 때, 5-10분 다른 곳으로 가서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많이 하는데 맞는 말이다. 나를 관찰하고 상대방도 관찰해보고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

우리는 하루를 보내면서 말 한마디에 온 하루를 통째로 날리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기분 좋은 감정은 금방 사라지고 나쁜 감정은 오래 지속된다.

상대방이 아무리 못 마땅하더라도 그 이후에 상처 입을 것을 생각해보고 행동해도 늦지 않다.

재치 있게 넘길 수 있는 말은 평상시에 생각을 좀 해두어야겠다. 과거의 나의 어리석음에 다시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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